지난주 바람을 따라서 길을 나섰습니다.
열어논 베란다로 들어오는 바람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지 뭐예요.

길을 나서보니 유혹하는 것은
바람뿐만이 아니었네요.
신록도 눈길을, 마음도 빼앗았습니다.

삼천포 바다는 더 이상 검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갈치 비늘 같은 은빛 파도가
햇볕에 튀기기도 하였지요.

지나가는 산과 들에는
내가 어감으로만 느끼고 있던 신록이
거기에 마음껏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 봄이 가져다 준 유혹은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소월의 "개여울"에 나오는
봄바람에 헤적이는 잔 물결도 보았습니다.
봄 물 가득 담은 논바닥에서.

말로는 다할 수 잆는 봄의 유혹을
몸으로 마음껏 받으면서
이렇게 이 봄을 즐기고 왔답니다.

이제 중간고사도 끝났으니
여러분들도 더 늦기 전에 길을 보시보기 바랍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