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대학생들의 193일 지구 여행기”
• 경상대 조아람 학생의 『쌍둥아! 어디까지 가?!』 화제
• 21개 나라, 41개 도시 여행하며 못 잊을 경험 얻어
•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자가출판한 것도 값진 경험
• “제 또래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위로를 주고 싶었습니다”
• “인생에 한번쯤은 자기 자신을 위한 근사한 시간을 선물로 주셨으면 해요”

쌍둥이 여대생 2명이 193일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21개 나라, 41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깔끔하고 다양한 사진으로 묶어 책에 담아냈다. ‘짧은 다리들로 어쩌다가 지구 한 바퀴, 193일의 기록’이라고 재미있는 부제를 붙인 『쌍둥아! 어디까지 가?!』(좋은땅, 396쪽, 1만 5000원)가 그것이다.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공과대학 산업시스템공학부 산업공학과 4학년 조아람 학생과 법과대학 법학과 4학년 조보람 학생은 쌍둥이다. 두 학생은 2016년 8월 8일부터 2017년 2월 16일까지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대장정을 해냈다. 그리고 그 여행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낸 것이다. 책은 ‘글’이라는 것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공대생 조아람 학생이 썼다.

여행을 떠난 계기에 대해 조아람 학생은 “저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 있어 딱히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평소처럼 하루를 잘 마치고 방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이런 삶들이 공허해졌어요. 겉으로는 잘 익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텅텅 빈 그런 열매처럼 말이에요.”라고 말한다. 조보람 학생은 “정말 더 넓은 세계로 나가 많은 것을 직접 경험하며 배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쌍둥이지만 출발 동기는 조금 달랐다.

이들은 193일 동안 러시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프랑스, 모로코, 스페인, 미국,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베트남 등 21개 나라를 돌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서 아프리카, 북미, 남미로 건너갔다가 다시 동남아시아를 돌아 귀국한 것이다.

쌍둥이 자매가 여행한 도시는 자그마치 41개나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영국 런던이라고 말한다. “러시아와 유럽에서 ‘카우치서핑’이라는 여행자 문화교류 커뮤니티를 이용해서 현지인들과 함께 지내며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는 여행을 했어요. 이를 통해 우리가 읽었던 책의 작가와 친분이 있는 호스트를 만나기도, 소니뮤직 대표를 만나기도 했어요. 정말 어떻게 이런 만남이 있을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인연이었죠. 또한 한인교회에서 만난 연심이 언니가 런던에서의 여행을 더 풍요롭게 해주었죠.” 런던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억에 남을 예쁜 곳이지만 거기서 만난 인연들로 그곳의 여행을 더 예쁘게 색칠했다고 말한다.

다시 간다면 가장 먼저 어디를 가고 싶을까. ‘모로코’다. “개인적으로 그 나라의 특색이 잘 묻어나는 여행지를 좋아하는데, 모로코가 이를 잘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 또한 몇 마디 덧붙여서 말하자면 이곳에서 진득하게 지내며 현지의 일상을 지내듯 여행을 해서 정들어버린 얼굴들이 많아졌고, 이곳 사람들에게서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려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라며 조아람 학생은 그때의 순간을 추억하며 미소 짓는다.

대학생이어서인지 여행지마다 보고 싶은 게 많았다. 스마트폰 세대에 걸맞게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다. 많은 사진은 책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찍는 솜씨는 예사롭지 않다. 피사체를 잡아채는 감각과 카메라의 위치, 그리고 구도까지 멋지다.

그런 반면 직접적으로 배운 것은 크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왜 그럴까. “세계 곳곳을 다니며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참 대단한 나라고,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누군가 살고 싶은 나라가 있냐고 물어보면 저는 대한민국이라고 고민 없이 말할 만큼요!” 누구든 외국에 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일까.

처음 여행 계획을 부모에게 이야기했을 때 아버지 반대가 심했다. “간절한 이 마음을 A4용지 4장에 가득 채워서 편지를 썼어요. 혹시나 휴학을 허락 안 해주시더라도 휴학을 신청하고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까지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했고요. 틈날 때마다 아빠를 설득했고, 결국은 엄마와 함께 저희를 응원해 주셨어요.” 반대와 걱정을 했던 부모들이지만 건강하고 멋지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이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들려주는 딸들이 얼마나 장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질까.

여행을 마친 뒤 책을 내겠다고 결심한 동기가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정말 책을 써야지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만약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사진기나 노트북 없이 휴대폰만 챙겨가지는 않았겠죠? 여행을 다녀와서도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없었는데, 문득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는 조아람 학생은 “우선 여행을 준비하며, 그리고 여행 중 먼저 천국으로 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끝까지 지켜보지 못한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또한 이 책을 통해 하나님께는 기쁨과 영광을, 제 또래의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위로를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여행 가기 전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차례로 돌아가신 것이다.

책을 내는 과정도 남다르다. 요즘 유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생각해 냈다.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자금이 없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내보이기 위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후원을 받는 방식이다. 창작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후원으로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만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다.

“저는 ‘자가출판’이라는 방식으로 이 책을 출판했는데요, 온전히 사비로만 출판 비용을 충당해야 했어요. 저와 같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판하는 경우 출판 자금을 후원받고, 후원에 대한 보상으로는 일반적으로 책과 함께 창작자가 직접 제작한 ‘리워드’라고 불리는 선물을 드립니다.”

조아람 학생은 “이 책에 담긴 글들이 전문 작가들처럼 잘 쓴 글이 아니더라도, 일상을 여행하는 독자들을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는, 그런 글이 되었으면 해요.”라면서 또래의 대학생들에게 “대학생 때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려보길 바라요.”라고 말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적어도 인생에 한번쯤은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으로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주셨으면 해요. 이왕이면 청춘이라는 꽃이 가장 예쁘게 피었을 때 말이죠. 다시 학교로 돌아와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며 느끼는데, 몇 년 늦춰지는 것이 절대 뒤처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라며 웃는다.

⊙ 사진 설명: 사진 파일 이름이 사진 설명입니다.
⊙ 내용 문의: 조아람 학생 010-4504-4622